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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운전 일기 : 김천 직지사 (부제:직지사 빼고 다 보고 온 이야기) 본문
우리 집에선 부모님만 기억하는 추억 속의 장소가 있다.
그건 바로 김천 직지사.
내가 어릴 때 친척들과도 한 번씩 방문했다고 하는데, 너무 어릴 때 일이라 나는 기억을 하지 못한다.
내가 기억을 못 할 때면 '내가 너 어릴 때 여기저기 얼마나 많이 데리고 다녔는데...' 하며 아버지가 많이 서운해하시지만..
그래도 기억이 안 나는 걸 어떡해 ㅠㅠ
그래서 사진 속에서만 봤던 그 장소, 의외로 인근에 있어서 더 못 가본 직지사를 나의 운전연습을 핑계 삼아 부모님과 함께 다녀왔다.
직지사에 가기 전 운전연습 목적지가 따로 있어 그곳을 먼저 들린 후, 차를 돌려 직지사로 향했다.
직지사에 대한 얘기만 많이 들어서 쉽게 생각했는데, 생각 보다 멀었고, 생각보다 길이 어려웠다.(초보운전자인 내 기준)
길 잃은 초보운전자를 배려해 주시는 따뜻한 운전자분들 덕분에 무사히 도착.
관광지이기 때문에 도로는 잘 만들어져 있었다. 생각보다 산 안쪽에 위치해 있어 큰 도로에서 표지판을 보고 진입했는데도 한참을 더 가야 만날 수 있었다.
그렇게 도착한 시작 오후 5시 50분.
해는 태봉산 너머로 뉘엿뉘엿 지고 있었고, 넓은 직지사를 돌아보기엔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이 적어, 아쉽지만 다음에 다시 방문하기로 하고 걸음을 돌리려는데, 직지사 옆쪽에 위치한 사명대사 공원이 우리의 눈길을 끌었다.
인스타 감성 샷으로 보던 저 탑이 직지사 바로 근처에 있었다니!
운전연습하기 좋은 곳이라고 주변에서 얘기 들었는데, 이렇게 산속에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잘 꾸며진 공원 뒤편으론 숙박시설도 운영되는 것 같았는데, 사 명대사공원 홈페이지에서 숙박 예약이 가능하다고 했다.
템플스테이 같은 느낌으로 여름휴가를 이곳에서 보내볼까 고민 중이다.
https://www.gc.go.kr/Sa-myeong/main.tc
사명대사 공원을 보고 이제 집에 갈까 하고 길을 따라 내려가는데, 아래쪽에 위치한 직지문화공원이 '나도 있어. 여기까지 보고가' 하며, 다시 한번 우리의 눈길을 끌었다.
공원이 넓어 보여서 고민하다가도 저기 밑에까지 조금만 걷다 오자 하고 내려갔는데 아주 잘한 선택이었다.
예쁘게 피어있는 겹벚꽃(맞겠지?) 도 구경하고,
교과서에서 많이 만났던 시를 새긴 시비와 조명이 켜지니 사진 찍을 맛이 났던 포토존들도 구경했다.
포토존들마다 거의 누워가며 사진을 찍어드리니, 알록달록 조명들과 함께 너무 사진이 잘 나왔다며 부모님 대만족 ㅋㅋ
집에 가자 해도 안 가려고 하셨다.
직지문화공원에선 완전 밤은 아니지만 조명은 들어오는 해 질 녘에 사진이 잘 나오는 것 같다.
꼬맹이던 나와 내 동생을 차 뒷자리에 태우고 이곳저곳 다니면서, 저런 포토존들마다 둘이 가서 서 보라며 세워놓고 사진 찍어 주시던 부모님과 늦었지만 이제는 바통터치를 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하루였고,
너무 당연하게 타고 다녔던 아버지의 차가 아버지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도 느낄 수 있는 하루였다.
집으로 오는 길에 그동안 우리를 태우고 얼마나 긴장하며 운전을 해왔는지 일장연설해주던 아버지의 말을 듣고 나니,
왜 어릴 때 데리고 가줬는데 기억을 못 하니 하며 서운해했던 아버지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내 운전 실력이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천천히 안전운전하며 내 기억엔 없는 우리 가족의 추억의 장소로 하나하나 도장 깨기 하듯 다시 새로운 추억을 만들러 가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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