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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김(밥)천(국) 김밥축제 본문
축제장소 : 경북 김천시 대항면 운수리 94-3 사명대사공원
방문일자 : 2024. 10. 26.
김밥천국에게 인지도가 밀려 김밥천국이 되기로 했다는 문구와 함께 시작된 김천 김밥축제.
지역의 특산물을 홍보하는 축제가 아니기 때문에 어떤 형태의 축제일 지 궁금했었다.
홍보 문구부터 재밌어 보였던 김밥 축제 구경도 하고, 사명대사공원 옆에 위치한 직지사를 돌아보며 단풍 구경도 하면 좋을 것 같아 엄마를 모시고 옆동네인 김천을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김밥축제 행사가 오전 10시부터 시작이라고 봤기 때문에 행사가 시작하기 전인 오전 8시에 출발하면 행사장 근처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지만, 지역축제 특성상 자차로 가면 분명히 들어가고 나오기가 힘들 거라는 생각이 우선 들었고, 시에서 셔틀버스를 운행하며 셔틀버스용으로 차선하나를 통제한다는 공지가 있기에 그 공지를 믿고 셔틀버스를 이용하기 위해 김천시 종합운동장으로 우선 향했다.
사실 지금까지 (덕질을 위한) 다른 행사들을 다녔을 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고 하면 행사를 마치고 나올 때가 이용하기 힘들었지, 행사장으로 가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게 힘들었던 적은 없어서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고 갔던 게 잘못이었다.
15분 간격으로 운행된다는 셔틀버스는 약속된 15분 간격을 지키지 못했고, 점점 늘어나는 대기인원을 보며 급하게 추가 투입된 시내버스 2대와 어린이집 버스 2대를 보내고 난 후 대기 1시간 만에 셔틀버스를 타고 행사장으로 출발할 수 있었다.
그래도 셔틀버스를 타기는 했으니 행사장까지는 금방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복전터널부터 정체가 시작되었다.
셔틀버스용으로 차선 하나를 통제한다고는 했지만, 그 차선이 행사장까지 이어진다고는 안 했구나! 하면서 기다리다 보니 어느덧 1시간이 흘렀고(원래대로라면 정차 포함 25분이면 도착할 수 있었을 거리), 차 안에서 지친 승객분들의 하차요구에 하차장소인 주차장이 아닌 장소에 내려, 걸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원래 하차장소인 주차장에서 내린다고 해도 사명대사공원 입구까지는 도보 24분 정도의 거리..
하지만... 우리는 원래 하차장소까지 가지 못하고 내렸기 때문에 +a..
게다가... 직지문화공원에서 또 다른 행사를 진행하고 있어서 공원 입구 쪽에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여기가 김밥축제 행사장이에요?", "여기 김밥 없어요?", "도대체 김밥은 어디에 있는 거예요?"라는 외침들과 함께 앞사람을 따라 간 끝에 진짜 목적지인 사명대사공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집에서 출발한 지 3시간 30분 만에 말이다... ㄲㄲㄲ
허리가 조금 아프긴 했지만 그래도 이제 우리도 김밥천국에 왔다! 는 마음으로 웰컴존을 지나 프렌들리 존으로 이동했다.
(사실 꼬달이 놀이터가 궁금했지만 오르막을 보고 쿨하게 포기함)
작년 봄에 운전연습 삼아 이곳을 방문했을 때, 부모님과 산책하면서 가을에 오면 예쁘겠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실제로 가을에 와보니 갈대와 국화 덕분인지 내가 예상했던 풍경보다 더 예뻤다.
중간중간에 김밥축제의 마스코트인 꼬달이마저 알록달록한 앞머리를 뽐내고 있어서 그런지 행사장과 잘 어우러지는 느낌이었고, 김밥이라는 주제 덕분인지 풍경 덕분인지 그냥 소풍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설레는 마음으로 김밥존까지 이동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행사장마다 있는 갬성 문구 가랜드에도 김밥이 들어가 있었고,
문구가 없으면 이렇게 김밥재료 가랜드들이 펄럭펄럭 날리고 있어서 사명대사공원 자체가 김밥 천국이 된 것 같았다.
사실 행사장 구성이라던지 이런 포토존과 소품들은 지자체 행사 맞나 싶을 정도로 아기자기하게 공원 전체를 잘 꾸며두셔서 축제 끝나도 기념으로 둬도 될 것 같은 퀄리티였다.
... 여기까지는 좋았다. 정말 좋았다.
사실 셔틀버스 타기 전부터 예감은 하고 있었지만, 사람이 정말 많았다.
나중에 뉴스로 보니 10만 명이 다녀갔다는 얘기도 있던데, 그래서인지 정말 사람이 많았다.
김밥축제에 왔으니 김밥을 사 먹고 싶었는데, 김밥을 사려면 교환권을 먼저 사야 한다고 했다.
근데 교환권을 사는데도 30분 이상 줄을 서야 할 것 같았다.
교환권을 사도 김밥을 교환하기 위해 또 줄을 서야 했고, 준비된 부스 중 반정도가 이미 재료소진으로 문을 닫았다.
엄마와 함께 줄을 서기엔 엄마가 힘들어하실 것 같았고, 나 혼자 줄 서서 김밥을 사기엔 엄마 혼자 대기하는 시간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았다.
그래서 김밥은 포기하고 김밥존 밖에 설치된 분식존으로 가자고 나왔는데,
여기도 사람이 많았다.
사람은 가득한데 줄을 어떻게 서야 할 지도 감이 안 왔다.
기다리려면 기다릴 수 있긴 하겠지만 음식을 받자마자 호로록 먹고 바로 내려가야 할 것 같아서 그냥 음식은 포기하고, 미리 준비해 간 돗자리에서 카페에서 주문한 음료를 마시면서 쉬다가 내려왔다.
비록 호평을 받았다는 뻥튀기 그릇과 김밥, 다회용기 등은 내가 체험하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김밥이라는 주제를 생각해 봤을 땐 가을소풍장소 같은 사명대사공원이 잘 어울리는 장소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 아무것도 안 먹고 가면 아쉬울 것 같다는 생각으로 경주 십원빵 같은 김천 오삼이 빵을 사 먹으며 기분 좋게 집에 가려고 주차장으로 내려갔는데...
잊고 있었다.
내 차는 저 멀리 종합운동장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셔틀버스를 타고 나가야 하는데 너무 늦게 나온 것 아닐까 싶을 만큼 셔틀버스 줄이 길었다.
15분마다 버스가 한 대씩 온다고 해도 한 시간은 기다려야 할 만큼 줄이 길었는데,
우리가 올라올 때와 다름없을 만큼 차량 정체도 심했다.
주차장 입구 쪽에 보이는 버스가 주차장에 들어오는데 10분씩 걸리는 모습을 보니, 집에는 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돈이 좀 들더라도 택시를 부르고 싶어도 택시가 오는데 한 시간 이상 걸릴 것 같았고, 마냥 기다릴 순 없으니 걸어서 이동할 까 해도 도보 2시간 30분이 찍혔다. 대중교통? 시내버스 기다리는 줄이 셔틀버스 대기줄 보다 더 길었고 시내버스도 들어오지 못하는 상황이라 진짜 셔틀버스를 타야 여기를 탈출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다행인 건 그래도 올라오고 있던 셔틀버스들이 한 번에 들어와 진짜 한 시간 대기한 뒤 우르르 셔틀버스를 타고 나갈 수 있었고, 빠르진 않았지만 그래도 큰 정체 없이 우리 빠방이에게 돌아올 수 있었다.
셔틀버스를 탔던 사람들 모두 늦게 오신 분들이 신지 김밥 구경도 못했다는 후기를 자연스럽게 주고받았고,
저녁메뉴로 김밥 먹으러 가자며 다들 흩어졌지만,
나는 김밥대신 근처 연화지 맛집인 호박칼국수에서 저녁을 먹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갔다 =33
내가 느낀 김천김밥축제의 후기는 무엇보다 날이 춥지 않아서 다행이었고, 옆동네에서 이렇게 재밌는 축제를 한다고 해서 반가웠다. 호평이 많았다고 하니 내년에도 꼭 자두언니의 김밥과 함께 김밥축제가 돌아왔으면 좋겠고(셔틀버스 타야 한다고 일찍 내려가느라 공연을 못 봄 ㅠㅠ), 그때는 차량통제를 확실히 하거나 그럴 환경이 안된다면 이동수단을 선택할 수 있는 접근성이 좋은 곳을 선택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젊은 친구들도 많긴 했지만, 지역에서 열리는 행사를 반기며 참가하는 어르신들도 많으셔서 그분들이 쉽게 즐길 수 있는 환경도 만들어지면 좋을 것 같다. 서있고 앉아있고 이동하니 허리가 뻐근해져서 오랫동안 줄 서서 뭔가를 사 먹는다는 게 생각보다 부담스럽게 다가오기도 했다.
만약 내년에 또 김밥축제를 한다고 하면 부모님을 모두 모시고 3인 이상으로 가거나 아니면 또래 친구들과 가야 할 것 같고 무조건 오픈런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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