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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밖은 위험해/국내

[강원] 하이원 리조트 정복기

jinny9513 2024. 8. 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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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도 너무 더운 여름을 하루하루 보내며, 
좋아하진 않지만 그래도 지금 이 순간 조금은 생각나는 계절인 겨울을 그리워하며 쓰는 겨울 이야기.

이 사진을 찍을 때만 해도 여름이 그립다고 생각했었던... 나에게는 너무 추웠던 2024년 1월.
사실 나는 겨울이라는 계절을 싫어했다. 이유는..? 추우니까 ㅎㅎ 
그래서 겨울이 오면 동네를 거의 벗어나지 않는 더 강력한 집순이로 변신을 한다.
그런데 이번 겨울 친구에게서 날아온 보드 플러팅.
매일매일 같은 일상을 보내는 것 같아 조금은 지루했던 탓에 겨울 싫어 집순이는 덜컥 그 제안을 받아버렸다.
그 결과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스키장이라는 곳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집에서 가까운 무주로 갈까 아니면 아예 멀지만 겨울 하면 떠오르는 강원도로 갈까 고민했는데,
친구가 무주로 회사 워크샵을 간다고 해서 그럼 우리는 강원도로 가자고 빠르게 결정을 내렸다.
겨울이라 강원도까지 운전은 힘들 것 같아서 셔틀버스를 탈 수 있는 스키장을 찾다 보니 눈에 들어온 하이원 리조트.
찾아보니 카지노(ㄷㄷㄷ)도 있다 그래서 좋은 경험이다! 하고 1박 2일로 일정을 잡았다.

스키장은 처음이라 아는 게 1도 없는 나를 위해 친구가 예약을 진행해 줬고, 
이왕 가는 거 뽕을 뽑고 오자는 다짐과 함께 첫째 날은 7시간, 집으로 돌아와야 하는 둘째 날은 4시간으로 이용권을 정하고, 장비 렌털까지 한 번에 예약을 끝냈다.
이상하게 예약까지 끝내고 나니 진짜 스키장을 가는 건가? 하고 실감이 나면서 설레기 시작했다 ㅎㅎ 

두근두근 대망의 스키장 가는 날!
시간... 보이시나요? ㅋㅋ 무려 새벽 4시 30분에 구미 시청 맞은편에서 스키장으로 가는 버스에 탑승을 했다.
어떤 버스인지 못 알아볼까 봐 걱정했는데 그 시간에 오는 버스는 우리 버스 하나라.. 손쉽게 알아보고 탑승했다 ㅋㅋㅋ
구미시청이 처음 출발지라 예약자 확인을 하고 원하는 자리에 앉았는데, 
생각보다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서 놀랐다. 
내가 몰랐던 세상을 뒤늦게 알아가는 기분이었음 ㅋㅋ
그렇게 출발한 버스는 4시간 가까이 달리고 달려 하이원 리조트에 도착을 했다.  

스키장에 처음 와 본.. 말 그대로 스키장 알못이었기 때문에 첫째 날은 스키장 입장부터 삐그덕 그 자체였다. ㅋㅋㅋㅋ
사진에 나오는 리프트 이용권 뽑는데 거의 30분 넘게 걸린 듯...ㅎㅎ
그래도 입장하는 모든 사람들의 표정이 설렘으로 가득 찬 게 보여서(물론 나도 ㅎㅎ) 사람들이 많고 복잡했지만 힘들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리프트 이용권까지 발권한 나와 친구는 우리의 짐을 보관할 보관함을 우선 찾아다녔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시기와 시간이어서 보관함을 찾을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정말 운 좋게 탈의실 주변 사물함을 하나 차지할 수 있었다. 
나름의 꿀팁이라면... 스키나 보드장비까지 다 대여한 후 스키하우스를 나서기 전에 모든 짐을 다 체크하고 사물함을 잠그길 추천! (물론 분실위험이 있는 짐들은 끝까지 들고 다니다가 잠그기 직전에 넣어둬야 함)
처음엔 잘 몰라서 사물함에 오백 원.. 오백 원... 조공해 드림 ^^;;

막연하게 스키장에 가면 스키를 타야 할 것 같았는데, 이상하게 내 주변에는 다들 스노보드를 탄다고 했다.
왜냐면, 멋있으니까 ㅎㅎ
멋있어? 그럼 나도 보드 타야지! 하고 빌린 예쁜 선샤인색의 보드.
이틀 동안 주인을 잘 못 만나 덕분에 앞으로 뒤로 많이 구른 보드가 되었다...  

스키하우스를 나와서 처음 맞이하는 스키장.

리프트 옆으로 스키 강습하는 장소도 마련되어 있었다.

강습받는 사람들도 좀 있던데, 스키장에서 제공하는 강습이 아니면 거기를 이용하지 못할 것 같아서 일단 구르면서 터득해 보자 하고 리프트를 탔다.

사실 리프트 이용권을 보여줘야 하는 줄 알고 꺼낼 준비를 하는데,

이용권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리프트에 탑승하기 전에 지하철의 교통카드를 찍고 입장하듯이 찍고 타는 구조였다.

저걸 찍고 나면 그때부터 탑승시간을 계산하는 것 같으니 처음 입장은 신중하게 하시길 ㅎㅎㅎ

어쨌든, 처음 선택한 리프트는 제우스의 초급 코스.

다 같은 초급이라 생각하고 골라잡았는데, 알고 보니 초급에도 급이 있었다는 걸 나는 몰랐다 ㅋㅋㅋ

정말 단 한 번도 일어서지 못하고 수백 번 넘어지다 보니 리프트 출발지가 보였다.

나름 헬스장에서 근력운동을 했는데.... 나의 운동신경이 이렇게 안 좋을 줄이야..... 

눈사람이 되어 힘들어하는 나를 위해 친구가 잠시 쉬자고 했다.

마침 시간을 보니 점심시간이라 간단하게 컵라면 하나씩을 먹기로 했는데, 수영장에서 먹는 라면만큼이나 맛있는 라면을 오랜만에 먹어서 힘든 게 좀 잊혔다 ㅋㅋ

라면을 먹고 나니 슬로프를 이용할 수 없는 정설시간까지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서(내가 못 내려올 것 같았음) 친구는 초급 코스로 내려가고 나는 편하게 구경할 수 있도록 곤돌라를 타보자고 제안을 했다 ㅋㅋ 

그렇게 예상보다는 조금 더 일찍 곤돌라를 타고 하이원의 정상으로 올라가는데, 중간에 저렇게 눈썰매를 탈 수 있는 구역이 보였다. 너무 재밌어 보여서 다음에 오면 꼭 저 눈썰매를 타봐야겠다고 다짐하면서 곤돌라에서 뛰어내리지 않고 얌전히 정상까지 올라갔다. 

 하이원탑이라는 이름의 전망대가 있는 하이원의 정상에 도착하니 이곳은 또 다른 풍경이었다.

확실히 여기가 강원도라는 게 실감이 났다. 왜냐면 내가 사는 곳은 눈구경하기가 정말 힘든 곳이기 때문이다 ㅋㅋ

나무에 저렇게 눈 쌓여있는 걸 태어나서 처음 봐서 좀 많이 신났다 ㅋㅋㅋ

보드 내려놓고 넘어가서 뽀득뽀득 눈을 밟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안전 때문인지 못 넘어가게 그물이 쳐져 있었다.

나중에 보니 그물 넘어 산을 등반하는 분들도 계시던데 스키장과 등산로가 따로 구분이 되어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등산은 힘드니까....

눈 쌓인 산 정상을 뒤로하고 보드 타고 내려갈 친구를 배웅하기 위해 몸을 돌렸는데, 매우 어려운 코스가 보였다.

진짜 저 깃발? 뒤로 경사가 어마어마해 보여서 깃발 뒤에서 고개만 내밀어서 구경을 했다 ㅋㅋㅋ

그래도 경사가 심해서 그런지 스키장 풍경보다 스키장 아래쪽으로 펼쳐진 산들이 먼저 보여서 탁 트인 시야가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겁 많은 쫄보지만 멋있게 사진도 찍어봄 ㅋㅋㅋ

진짜 저기 앉다가 보드 놓칠까 봐 진짜 보드 꼭 안고 다녔다.

사진에선 티 안 나지만 경사 시작 지점보다 훨씬 뒤에 앉아있는 건 덤 ㅋㅋ

그래도 최상급 코스라 그런지 전망도 좋고 사진도 멋있게 나와서 제일 만족스러웠던 장소였다.

그렇게 만족스러운 장소에서 친구는 초급코스로, 나는 곤돌라로 쿨하게 헤어져서 내려왔는데, 내가 곤돌라로 내려오는 시간과, 친구가 초급코스로 내려온 시간이 많이 차이 나지 않았다. 

초급이라 얘기했지만 내 친구는 아무래도 스키 고수인 것 같다.

정빙시간 동안 햄버거를 먹으며 체력을 보충한 우리는 7시간권을 소진하기 위해

정빙시간이 끝날 무렵 다시 리프트로 향했다.

정빙이 끝난 코스를 먼저 내려가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우리는 저녁시간이기도 하고 나의 하찮은 운동신경을 배려해서

낮에 올라갔던 것보다 조금 더 짧은 코스인 주피터를 이용하려 했는데.....

문제가 생겼다. 

딱 우리가 탈 타이밍에 맞춰 리프트가 고장이 났다고 그랬다.

그대로 3시간을 버릴 수는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제우스로 향했는데, 

내가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니까 주피터의 리프트도 다 고쳐진 것 같았다.

 

제우스는 나의 운명인가 보다 하고 올라가서 다시 한번 보드 타고 일어서기를 도전하는데, 

낮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뒤로 계속 넘어지기만 했다. ㅠㅠ

낮과 다른 건 앉았다 일어나기 + 넘어지기의 무한반복으로 내 체력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

시간은 얼마 안 남았고, 숙소도 가야 하는데 아직 반도 내려오지 못해서 민폐를 무릅쓰고 패트롤 쪽에 연락도 드려봤다.

하필 이 날 부상자가 많아서 패트롤도 이용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답을 들었다.

혹시나 타고 온 리프트를 타고 내려갈 순 없을까? 하고 주피터 리프트까지 이동하기 위해

이번엔 다른 방법으로 내려가 보았다.

짜잔 ㅋㅋㅋ 이걸 찍은 내 친구는 보드 고수가 확실하다 ㅋㅋㅋㅋ

저 상황에서도 속도 붙을까 봐 두 손 두 발로 내려가는 나 ㅎㅎㅎㅎ

스키장에서 썰매도 타본 사람? 나야 나 ㅋㅋ

저렇게 우선 주피터 리프트까지 가봤는데, 안전상의 이유로 내려가는 리프트는 이용할 수 없다는 당연한 답변을 들었다.

그래서 남은 구간도 저렇게 신나게... 보드썰매로 내려감...ㅎㅎ ㅜㅜ 

 

엉덩이도 무릎도 체력도 탈탈 털린 채 이용한 장비를 반납하고 스키하우스를 빠져나오는데,

눈앞에 불꽃놀이 행사가 있다는 현수막이 하나 보였다.

위치를 보니 카지노가 있다는 호텔 앞이었다.

'카지노에 들어온 돈들이 예쁘게 터지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어차피 카지노에 가보자고 얘기가 나왔어서 숙소대신 셔틀버스를 타고 그랜드 호텔로 이동 =33

작년부터 불꽃놀이를 참 많이 보고 다니는 것 같은데, 이 날도 너무 예쁜 불꽃이었다.

산중턱에 있는 호텔이라 그런지 어두운 밤하늘에 불꽃들이 가득해서 열심히 구른 하루를 눈으로 보상받는 것 같았다.

끝까지 구르지 않고 빠른 포기 후 썰매로 노선변경한 덕분에 불꽃놀이 시간을 맞출 수 있어서 보드를 포기하며 느낀 약간의 패배감도 불꽃과 함께 보내버릴 수 있어서 여러모로 못 잊을 불꽃놀이가 되어주었다. 

내 페이스에 맞춰주느라 하루종일 힘들었을 친구도 불꽃놀이를 싫어하지 않고 가고 싶다고 말해줘서 많이 고마웠다.

(사실 내가 힘들까 봐 가고 싶은 데 가자고 이야기를 못 꺼냈대서 많이 미안해질 뻔했는데, 내가 저런 행사는 그냥 못 넘어가는 행사에 미친 사람이라 정말 다행이었다 ㅎㅎ)

불꽃놀이가 끝난 후 우리를 위한 꽃길도 걸으며 그랜드 호텔로 입장=33

아직 겨울이라 그런지 크리스마스 장식도 그대로 남아있었다.

사진도 찍고 퀭한 얼굴도 정리하고, 한 번은 가보고 싶었던 카지노로 입장 =33

 

하기 전에 우선 은행 ATM기로 가서 현금을 뽑았다.

들어가서 인생을 배운다 생각하고 5만 원만 뽑아가려 했는데, 카지노에 입장하려면 입장료(현금 9천 원)와 신분증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총 6만 원의 현금을 뽑아 들고 드디어 카지노 입장 =33

입장권부터 좀 어마어마해 보이긴 하는데 ㅋㅋ

내가 보고 느낀 카지노는... 내가 예상했던 모습이기도 하면서도 예상하지 못했던 모습이기도 했다.

돈 다 잃는다 생각하고 가볍게 즐기고 오자! 했는데, 가볍게 즐길 자리는 존재하지 않았고, 

내가 즐길 수 있는 건 무료 음료구역에서의 커피와 탄산음료뿐이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게임을 배워보자 하고 딜러를 통해 게임방법을 배웠지만 빈자리가 나지 않아 나는 게임에 참가하지 못했다.

만약, 자리가 났다고 해도 나는 돈을 걸고 게임을 하지 않았을 것 같다.

아빠에게 수도 없이 들어온 인생교육을 현장학습으로 대체하는 데엔 입장료 9천 원 만으로도 충분했기 때문이었다.

 

그 이후 숙소로 돌아가 꿀잠을 자고 다음 날 아침 일찍 다시 돌아온 스키하우스!

그래도 어제 한 번 해봤다고 조금 더 능숙하게 발권과 대여를 마치고,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주피터야! 하고 올라간 주피터 리프트 ㅋㅋㅋㅋ

어제 하루종일 구르면서 넘어진 덕분에 엉덩이에 멍도 들고 다리에 알도 배겨서 어제보다 더 못 타는 거 아닌가 걱정했는데...

미쳤다.

내 운동신경이 하찮은 게 아니었던 건지 중반쯤 내려갔을 때부터 넘어지지 않고 서있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살살 살살 옆으로 옆으로 이동할 수도 있게 되었고, 무려! 방향전환도 할 수 있는 상태까지 도달하게 되었다 ㅋㅋㅋ

아마 넘어지면 엉덩이가 너무 아프니까 무의식의 내가 힘을 내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ㅋㅋㅋㅋ

그렇게 두 번의 주피터 완봉을 하고, 집에 가기 전 마지막으로 곤돌라를 즐기자 하며 친구와 다시 곤돌라를 타고 꼭대기로 올라갔다.

보드를 탔다는 성취감 덕분인가 곤돌라로 정상에 올라가니 안 보이던 조형물들이 보였다. 

평창올림픽 때 인기 많았던 수호랑과 반다비였던 것 같은데, 귀여워서 같이 사진 찍고 옴 ㅋㅋ

이런 걸 왜 설치하냐고 볼 때마다 타박했는데 생각보다 인기가 좋았던 하뚜 조형물 ㅋㅋ 

같이 사진 찍기는 부끄러워서 단독사진만 찍어줬다.

하얀 설산을 배경으로 빨간 포인트가 있어서 예쁜 것 같기도 하고?ㅋㅋ

그리고 눈이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눈오리 군단까지! ㅋㅋㅋ

누가 만든 건진 몰라도 너무 귀엽게 잘 만들어 두셨다 ㅋㅋㅋㅋ

덕분에 눈구경 잘하고 다시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내 성향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보다는 안정적으로 하던 것만 계속하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성향 덕분에 오랜만에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고,

1박 2일이라는 친구의 좋은 판단 덕분에 이 도전이 실패로 끝나지 않고 성공으로 끝나서 더 좋았고,

이렇게 성취감을 얻을 수 있도록 마음껏 즐기지 못하고 끝까지 나를 도와준 친구가 있어 든든하고 감사한 이틀이었다.

앞으로도 이렇게 하나하나 도장 깨기 하듯이 취미활동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기도 하고..? ㅋㅋ


마지막 팁..

혹시 스키나 보드 처음 타는 사람 중에 갤럭시 워치 차는 사람 있다면 저 낙상감지 기능 끄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너무 넘어져서 에잇! 하고 쉬었더니, 워치가 낙상감지해서 소방서와 주변사람에게 연락하고 난리 침...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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