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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질일기] <불타는 트롯맨> 전국투어 콘서트 - 서울 본문
코로나가 바꿔놓은 수많은 일상들 중 하나.
2019년까지 거의 한 달에 한 번꼴로 서울로 부산으로 공연을 위해 여행을 위해 돌아다니던 나의 취미생활이
2020년 초 '에이 조금 있으면 상황이 나아지겠지. 그때 다시 가면 돼.'라는 생각으로 취소한 공연을 시작으로
2년 넘게 멈춰버렸다.
아무것도 할 수 없던 노잼 1년을 지나 '올해는 다르다.'를 보여줬던 2021년의 삼성 라이온즈가 나의 냉동된 파란 피를 해동시켜 나의 취미는 야구 관람으로 바꾸어버렸고, 그렇게 올림픽 공원 대신 잠실 야구장을, BEXCO 대신 라이온즈 파크를 들락거리는 생활이 시작되며(고척은 눈물 나서 못 감), 이렇게 콘서트와는 안녕인 건가 했는데...
어쩔 수 없었다.
불타는 트롯맨이라는 이름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야구 비시즌에 시작을 했고,
화요일은 그나마 내 집중력이 남아있는 요일이었다.
리모컨 전쟁에선 엄마에게 패배를 해버렸고,
그렇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며 보던 프로그램에 나도 모르게 원픽이라는 게 생겼다.
(등번호 36번을 달고 나왔고, 결승 때는 등번호 5번을 달았던 걸 보면 이것은 데스티니가 맞음)
서바이벌이 끝나면 아름답게 보내드릴 예정이었는데,
정신 차리고 보니 팬카페도 가입하고,
절대 갈 일 없다 생각했던 트로트 콘서트도 좋은 자리가 나왔는지 기웃거리는 신세가 되어있었다.
그렇게 나는 거의 3년 만에 다시 올림픽 공원을 방문하게 되었다.
아이돌 콘서트도 아닌 트로트 콘서트를 보기 위해서..
당일치기로....
어쩔 수 없었다. 돌출 앞 1열 자리를 잡아 버렸는걸...
트로트 콘서트는 갈 일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일단 공식 팬카페에서 급하게 진행한 응원봉 공구에 얼른 참여한 덕분에 내 손목이 허전하지 않게 예쁜 손샤인색 장미로 꾸며준 응원봉을 손에 쥐고 콘서트를 보러 갈 수 있었다.
(그래도 리본 한 번 묶어봤다고 허접하지만 하루 만에 응원봉 꾸미기 뚝딱 해낸 걸 보니 이래서 경력이 중요한가 보다 ㅋㅋ)
그렇게 최강 삼성 수건과 유니폼, 맥주용 텀블러를 넣어 다니던 내 직관 가방에 예쁜 응원봉과 넉넉한 건전지, 그리고 두려운 마음과 설레는 마음을 가득 담아 콘서트 참전함 ㄲㄲㄲ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검은색으로 무장하고 들어갔던 그동안의 콘서트와는 다르게 단체 티를 강조하는 분위기에 휩쓸려 처음으로 유색인간(feat. 오렌지색 가디건)이 되어 콘서트장에 입장했다 ㄷㄱㄷㄱ
혹시나 원정 응원석에 혼자 앉은 홈 팬처럼 다른 팬덤 색 사이에 떠있는 손샤인 섬이 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양옆으로 같은 색의 옷을 입은 팬분들이 앉아계셨다.
아슬아슬 공연 시작 20분도 안 남기고 들어갔기에 옆자리 분들과 많은 이야기는 못 나누고, 응원봉 인증샷만 투게더 픽쳐 찰칵찰칵 한 후 짐 정리를 하고 나니 공연이 시작되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끝난 후 진행되는 콘서트라 경연 때 불렀던 노래들이 많이 나왔다.
출연자분들 모두 노래 잘하셔서 그동안 한 귀로 들어와서 한 귀로 흘러나갔던 노래들이 하나하나 귀에 때려 박히면서 '아 트로트 생각보다 내 취향이네 ㄲㄲㄲ' 하면서 들었다.
돌출 1열 시야는 생각보다 좋은데 생각보다 안 좋았다. 의탠딩이라 앉아서 보다 보니 본무대에 서 있으면 무릎 위, 앉아있거나 누워있으면 시야 방해가 좀 있었다.
그래도 그동안 고척돔 4층에서 NO 나시카 = 이쑤시개 / YES 나시카 = 면봉 뷰로 봐 왔던 것과 비교하면 천국이 따로 없었다. 눈코입이 어디에 있는지까지 보이는 게 아주 감동적이었음. ㅠㅠ
다른 회차도 관람하신 분들의 후기를 보니 각 회차마다 세트리스트가 조금 달랐다고 하던데, 그 덕분에 내가 참석한 일요일 공연에서 아주 귀한 구경을 하고 왔다 ㄲㄲ
트롯 파이브 보고 싶다! 내가 가는 회차 때 해줘! 했는데, 우당탕탕 풍차 돌리기는 본무대였지만, 손태진 씨 뱅글뱅글 돌아가는 건 코앞에서 봤다. 원하는 거 이루고 옴 ㅎㅎ
(생각해 본 적 없는 신에손의 썸띵은... 덤.. ㅎㅎ..)
사실 내가 트로트를 잘 알지 못해서 정확하게 무슨 노래들이 나왔는지는 아직도 다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콘서트였다. 오랜만에 응원봉 흔들면서 놀아서 너무 재밌었다.
VCR도 꽃보다 트롯맨이라는 콘셉트로 전국투어답게 각 도시마다 다른 내용으로, 하지만 드라마처럼 내용이 이어지게 만들었다고 했다. ㅂㄷㅂㄷ 영업 장난 아님. 콘서트장 나와서 집 가는 길에 다음 콘서트 일정 알아보게 만듦 ㄲㄲ
다만, 다음번에 또 가게 된다면 응원법 같은 거 만들어서 전광판을 이용해서 유도해 줬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떼창 하고파요.
그리고 마지막 앵콜곡 "환희"
전주부터 최강 삼성 수건을 찾게 만들어서 뭐지 이 노래?! 했는데, 알고 보니 우리 팀 응원가였다^^
마무리까지 아주 완벽한 콘서트였어.
그렇게 공연 끝나고 양옆 천사 손샤인님들께 먹을 것도 받고(먹을 거 주는 사람 아주 좋은 사람) 공연 전에 못한 얘기도 더 하면서 '다음에 기회 되면 함께해요.' 하면서 지하철에서 헤어졌다.
진짜 다음에 기회 되면 다른 공연장에서 만났으면 좋겠다 ㅠㅠ
마지막으로 콘서트 필수품인 인증샷.
응원봉 꾸밀 땐 허접한 거 같아서 괜히 설쳤나 후회도 좀 하고,
이전 너블이 봉에 달아줬던 리본이 생각이 나서 괜히 울적해지기도 했는데,
예쁘다고 칭찬도 받아서 그런가 응원봉에 달린 리본에 대한 기억이 좋게 바뀐 것 같아 좋았다👍
트롯맨들이 많이 많이 홍보해 달라고 하셨는데, 공연장 가서 보면 영업이 안 될 수가 없는 콘서트였다.
일단 한번 잡솨봐의 정석 같은 콘서트가 아니었을까...
https://ticket.interpark.com/Ticket/Goods/TPBridge.asp?GoodsCode=23003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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