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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OG] 20250314-20250315 본문
작년 12월 말 잃어버린 크리스마스를 찾아 서울을 다녀온 후 올해 처음으로 방문하는 서울 나들이를 기억하기 위해 쓰는 사진일기.

평소와는 다르게 조금은 급하게 결정되었던 이번 서울 나들이의 명분은 바로 공연관람.
원래는 당일치기로 보고 내려올 예정이었는데, 운 좋게 좋은 자리의 표를 추가로 구하게 되어 급하게 서울 사는 친구에게 재워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래서 바로 다음날인 금요일 퇴근 후 오랜만에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로 출발했다. =33

그날도 역시나 저녁을 못 먹고 올라온 나를 위해 친구가 차려준 저녁메뉴.
매번 인스타 사진으로만 만나봤던 파스타 친구들인데, 직접 먹으니 너무 맛있었다.
내가 집에서 만들면 저런 맛이 안나던데... 쉽게 툭툭 만드는데도 맛있다니... 내 친구는 요리에 재능이 있는 게 분명하다.



우리의 예상대로 밤늦게까지 수다 떨다가 잠들었더니 토요일 아침 늦게 일어나 버렸다.
하지만 이럴 줄 알고 아침에 따로 계획을 세워두지 않았기 때문에 느긋하게 씻고 명동으로 넘어와 원래는 공연 끝나고 먹으려고 했던 남산돈가스를 방문했다.(라고 썼지만 거의 등산하는 기분으로 찾아감^^)
생각지 못했던 돈가스 크기 이슈로 앞으로 일 년 동안은 돈가스 안 먹어도 될 것 같다는 얘기를 할 만큼 너무 든든하게 식사를 마쳤다.

든든한 돈가스 섭취 후 이번 나들이의 목적인 국립창극단의 창극 <보허자>를 보기 위해 남산순환버스를 타고 국립극장으로 이동했다. 돈가스 가게 근처에 정류소가 있어 예쁜 해치 그림으로 도배된 01B버스를 탔더니 금방 국립극장에 도착하였다.




버스 타고 지나가기만 했지 국립극장에 들어가는 건 처음이라 길을 못 찾을까 봐 걱정했는데, 지도 어플과 사람 따라가기 스킬을 활용해 공연장인 달오름극장에 도착해 티켓을 발권하고 친구와 앉아서 수다 떨다가 공연시간이 되어 공연장에 들어갔다.

사실 내가 지식이 없어서 그렇지 궁궐 좋아 한복 좋아 인간이라 창극이라는 장르가 어려워 보이기는 해도 왠지 내 취향을 저격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공연 시작부터 시작되는 창덕궁 달빛기행에서나 들을법한 궁중 음악 같은 연주에 허- 허- 보허- 하며 소리를 쌓는 코러스 분들의 노래를 들으니 너무 좋았다. 그런데 후기게시글에도 썼지만... 분명 뭐라고 말하는지는 들리는데, 그게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가 안 돼서 배우분들 표정까지 보일만큼 가까운 자리였는데, 자꾸 힐끔힐끔 무대 옆 전광판의 자막을 봐야 했기 때문에 내 눈이 엄청 열심히 일해야만 했다.ㅋㅋㅋ 일할 때도 이렇게 열심히 눈을 굴리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창극의 묘한 매력을 강하게 느꼈기 때문에 다음날 공연표가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공연장을 빠져나왔다.

공연이 끝난 후 이왕 남산에 왔으니 공연장에 올 때 탔던 남산 순환버스를 타고 남산을 올라가 보자는 친구의 권유에 정말 오랜만에 해가 떠있을 때 남산을 방문했다. 남산 돈가스를 먹기 위해 걸었던 것처럼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남산타워까지 걸어갔는데, 그래도 아직은 돈가스 파워가 남아있어서 전망대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매번 밤에 와서 야경만 보느라 몰랐는데 해 지기 전에 올라와보니 인왕산과 북악산, 북한산도 잘 보였고, 한강도 보였다.
남산은 야경이 예쁜 곳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낮에 보는 풍경은 또 다른 매력이 있어서 나중에 운동삼아 올라오기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1초 하고 돌아섰다.

그대로 전망만 보고 내려가기는 아쉬워서 남산타워 주변을 산책하다 보니 운세를 뽑는 기계가 보였다.
카드결제도 가능하다고 해서 재미 삼아 친구와 하나씩 뽑았는데, 뭔가 애매~한 운세가 나왔다.
운세가 안 좋으면 액땜으로 넣고 가는 함도 있었는데, 뭔가 넣기도 애매... 하고 가져가기도 애매... 한 운세였다.
그래도 지금처럼 정도를 지키며 조심하면 손해 볼 건 없으니 일단 데려옴.
그리고 남산에서 다시 순환버스를 타고 내려와 그날의 마지막 목적지였던 창경궁을 가기 위해 안국역에서 내릴 예정이었는데... 도심에서 집회를 크게 해서 더 이상은 운행을 못한다며 남대문시장에서 하차당했다.
돈가스 파워가 아직 남아있어서 창경궁까지 걸어갈까도 생각해 봤지만, 창경궁 안에서 걸어야 할 것도 생각하는 똑똑한 친구 덕분에 무모하게 걷지 않고 지하철을 이용해 창경궁까지 이동했다.



약간의 대기 후 입장했던 창경궁.
물빛연화라는 이름으로 야간개장 행사를 진행한다고 해서 친구에게 가자고 이야기를 했었다.
야간개장이라 건물 안에 조명이 켜져 있어 구경하며 산책하기 좋았고, SNS에서 본 것처럼 산책로에 미디어 아트가 상영되고 있었다. 아쉽게도 연못에서의 미디어아트는 궁중문화축전 행사 기간 즈음에 상영된다고 해서 이 날은 못 봄 ㅠㅠ
그래도 조명만으로도 예뻐서 한참을 구경했었다 ㅎㅎ

이건 그냥.. <보허자> 공연에서 봤던 수양대군이 생각나서 찍은 사진...
이해는 잘 못했어도 파란 조명 보면 수양! 빨간 조명 보면 수양! 노란 조명 보면 안평! 이러고 다녔던 걸 보니 확실히 보허자 공연이 재밌긴 했나 보다 ㅋㅋㅋ

그리고 나 혼자 생각하는 창경궁의 야경포인트인 대온실!
예전에 왔을 때는 온실문이 잠겨있어서 나와 내 친구만 있어서 무서웠었는데, 이번에는 온실도 개방되어 있어서 주변에 사람이 굉장히 많았다.

그렇게 창경궁을 열심히 구경하면서 걸어 다녔더니 벌서 퇴장시간인 9시가 다가와 창경궁 후원에서부터 쫓기고 쫓겨 입장했던 명정문으로 돌아왔다.
그래도 퇴장시간이 다되어서 그런지 명정전 근처에 사람이 없어서 고요한 전각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인적 없는 궁궐의 모습이 이 날 봤던 보허자 공연에서 받았던 느낌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해서 묘한 기분을 마지막으로 창경궁을 빠져나왔다.

그대로 창경궁 앞에서 버스를 타고 평소의 우리답지 않게 조금 이른 시간에 친구 집으로 돌아갔더니
낮에 먹은 돈가스가 다 소화되지 않아 저녁을 먹자니 아직 배가 안 고프고, 안 먹자니 자다가 배고플 것 같은 애매한 상태가 되었다.
그래서 이 날의 저녁은 간단하게 요거트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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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ny9513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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