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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대문자 I의 근황 이야기 본문
일상생활을 기록해 보자 하고 시작했던 블로그에서 일기라는 이름을 달고 여기저기 카테고리로 분산되는 맛집, 공연후기들을 써오다가 처음으로 나의 하루를 기록하는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전에도 어디 글에다가 쓴 적이 있지만 나는 집에서 쉴 때 에너지가 충전되는 대문자 I형이다.
그렇다고 밖에서 노는 게 싫은 건 아니다. 밖에서 노는 건 재밌고 좋지만 그만큼 내 체력을 쏟아부어야 하기 때문에 충전이 필요한 휴대폰처럼 집에서 가만히 누워서 티비만 보면서 쉬어줘야 또 나가 놀 수 있는 체력이 충전이 된다는 얘기다.
그런데 최근 여러 가지 이유들로 운동을 가지 못해서 체력이 줄어들어서인지, 아니면 무리했던 일정 때문들인지 주말 저녁부터 목에 멍울이 잡혔다. 림프절이 부었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특별히 아프진 않았었는데, 월요일부터 몸살기운이 있는 것 같아 조퇴하고 병원에 갔더니 임파선염 진단을 받았다. 목의 오른쪽, 왼쪽을 만져보시더니 임파선염이라며 간단하게 진단하셨고, 몸살기운이 있다고 하니 일주일 동안 약 먹어보고 부운 부위가 안 가라앉으면 다시 오라는 이야기로 진료는 끝났다.
언제부터 무리했을까 생각해 보니, 아무래도 그 시작은 10월 20일 금오산 등산이었던 것 같다. 10여 년 전에 금오산 정상을 고생하며 다녀온 후 '금오산 정상과 작별인사하고 왔어요.'라며 다시는 정상에 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뿜고 다녔다. 그런데... 삼성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진출이 확정됐던 날, 동네친구에게 금오산 정상에 가자고 뇌도 거치지 않은 등산 플러팅을 날려버렸다. 사실 등산은 핑계고, 금오산 정상 근처에 있는 약사암에 삼성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선전을 빌러 가고 싶었다. (상대인 기아 타이거즈가 강했기 때문에 자그마한 기운이라도 더해주고 싶었다는 건 비밀)
그런 마음 덕분인지 생각보다 쉽게 금오산 정상까지 올라갔다 내려왔고, 금오산 정상까지 또 올 수 있겠는데?라고 생각하자마자 어마무시한 근육통이 찾아왔다. '역시, 금오산 정상은 가는 게 아니야'라며 일주일을 절뚝거리며 생활했더니, 근육통도 끝나고 우리의 가을 야구도 끝이 났다.
근육통이 나아갈 때쯤 옆동네 김천에서 듣지도 보지도 못한 김밥축제를 개최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친구들과 갈까 했는데, 아빠가 저 날 동창회 모임을 간다고 해서, 집에 혼자 있을 엄마를 모시고 가을 단풍이 예쁜 김천 직지사로 출발했다가 예쁜 풍경만큼 많은 고생을 하고 왔다. 빨리 밥 먹으러 가고 싶어서 걸어서 내려갈 방법도 생각했는데, 차를 주차한 곳까지 걸어가려면 2시간 30분이 걸린다고 해서 얌전히 셔틀버스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하루종일 서있다가 허리 끊어지는 줄 알았음...(이 때도 무리하긴 했었지ㅎㅎ)
그다음 날은 한 달 전부터 예약해 뒀었던 구미시민 마라톤대회. 이름은 마라톤이지만 나와 친구는 걷기 코스를 예약해 뒀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 김밥천국에서 김밥을 못 먹고 온 나를 위해 친구가 소소하게 김밥축제를 열어주었다.(사실 친구 어머니께서 준비해 주셨다고 해서 개 큰 감동받음 ㅠㅠ) 10km 마라톤도 아니고 걷기 대회를 한 것 치고는 과분한 밥상이었지만, 오랜만에 소풍 온 것처럼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먹다 보니 저 많은 음식들이 코로 넘어가는지 입으로 넘어가는지 모를 만큼 술술 넘어갔다.(저렇게 먹고 소화시킨다고 3km 더 걸은 건 안 비밀)
그리고 또 일주일이 지나 이번엔 마이구미에서 라면축제를 한다고 했다. 동네축제는... 못 참지! 하면 이번 주까지만 고생하자고 얼른 구미역으로 달려갔었다. 전 주에 아빠에게 김밥축제에 엄마를 모시고 다녀왔다고 하니 좋아하면서도 부러워하시는 것 같아서 이번 라면축제는 부모님을 모두 모시고 다녀왔다. 작년엔 너무 추워서 못 사 먹었던 라면을 올해는 꼭 사 먹을 거라고 일주일 내내 얘기를 해 둬서 그런지, 평소라면 '뭐 하러 여기서 돈을 써'라고 하시던 부모님도 먹고 가자고 하셨다.(내가 산다고 해서 그러시는 건 아니다)
그런데... 사람이 너무 많았다... 많아도 너무 많아 ㅠㅠ
결국 토요일, 일요일 두 번 다 갔는데, 라면축제에서도 라면을 못 먹었다....
이제는 진짜 집에서 쉬어야 할 때가 왔는데, 11월 9일도 나는 쉬지 못했다. 우리 가족의 연례행사가 된 부산 불꽃축제가 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축제광처럼 지역 축제를 3주나 찾아다니게 될 줄도 모르고 9월인가 예매가 열리는 날 동생과 함께 예매를 했었다. 그래도 유료구역이니까 고생은 덜 할 거라는 내 예상과는 달리, 작년보다도 더 많은 인원이 모인 덕분에 부산역에서 광안리까지 이동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그래도 올해도 예쁘게 터진 불꽃이 그동안의 고생을 잊게 해 줬고, 불꽃이 터질 때마다 우와, 우아하고 감탄하는 우리 가족의 환호성이 올해도 예매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갖게 해 주었다.
하지만... 내년에도 올해만큼 많은 사람이 찾아온다면.... 생각을 좀 해봐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부모님과 함께 하는 여행은 항상 느끼는 거지만 쉽지 않다.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아... ㄲㄲㄲ
그 외에도 한 시간이나 넘게 고속도로를 달려야 했던 출장도 있었는데, 업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니 퇴근시간과 겹쳤다. 어두운데 차 많은 고속도로는 쉽지 않았고, 긴장해서 그런지 집에 돌아오자마자 뻗어버렸다. 나는 아직 초보운전자가 맞는 것 같다. ㅎㅎ
이렇게 자잘한 피로들이 쌓였는데, 쌓여있는 업무에 주말 내내 출근하느라 제대로 쉬어주지 못했더니, 임파선염으로 경고를 받은 것 같다. 이번 주는 잘 쉴 수 있도록 열심히 일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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