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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국립창극단 보허자 (달오름극장 1층 D열, H열) 본문

지니라이프/Jinny Land

[서울] 국립창극단 보허자 (달오름극장 1층 D열, H열)

jinny9513 2025. 3. 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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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 서울 중구 장충단로 59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방문일자 : 2025.03.15. (토), 2025.03.16. (일)
관람공연 :  보허자(步虛子) : 허공을 걷는 자
좌석정보 : 1층 D열 / 1층 H열


야경투어버스를 타고 지나가 본 적 있는 국립극장.

최근 관심이 생긴 장르인 창극 공연 <보허자>를 보기 위해 처음으로 국립극장을 방문하게 되었다.

 

허공을 걷는 자, 역사의 기억을 마주하다 | 국립창극단 <보허자(步虛子): 허공을 걷는 자> 프리뷰

안녕하세요. 국립극장입니다! 국립극장은 3월 13일부터 20일까지, 달오름극장에서 국립창극단의 새로운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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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방에서 공연을 보기 위해 서울까지 다녀와야 하는 처지라 처음 표를 예매할 때는 창극에 대해 잘 모르니 당일치기로 쓰윽 다녀오면 되지 않을까? 하고 한 회차만 예약했는데, 조금 더 좋은 자리에서 보고 싶은 욕심에 매일매일 국립창극단 홈페이지를 들락날락하며 취켓팅을 하다 보니 좋은 자리의 다른 날 표까지 추가로 예매하게 되었다. 

 

그래서 천사 같은 나의 친구에게 하룻밤만 재워달라고 SOS를 보냈고, 천사인 내 친구는 금요일 올라와서 2박 3일 지내고 가라고 응답해 주었다. 

그렇게 친구와 함께 처음 방문하게 된 국립극장!

(참고로 친구는 공연을 보지 않았다. 그런데도 함께 가주다니... 진짜 천사다)

국립극장, 반얀트리 호텔 정류소에서 내려 사람들을 따라 올라가니 웅장한 국립극장 건물이 먼저 보였다. 

알고 보니 이 건물은 해오름 극장이었고, 그 옆에는 올림픽공원의 핸드볼 경기장처럼 동그란 하늘극장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가야 하는 건 달오름 극장.

사실 언덕을 올라 해오름 극장이 보이는 위치에서는 달오름 극장이 바로 보이지 않아 살짝 당황했는데, 다른 사람들을 따라 하늘극장 방향으로 쭉 걸어 들어가니 국립극장과 비슷하게 생긴 달오름극장이 보였다. 

극장에 들어가니 2시부터 티켓 발권을 시작한다고 해서 공연장 주변에서 잠시 대기했다가 2시 땡 하자마자 티켓을 발권받았다. 구미 예술회관 공연들처럼 창극공연도 거의 현장발권으로 티켓을 발행하는 것 같았는데, 다음날 공연표를 미리 발권할 수 있는지 물어보니 당일 표만 발권할 수 있다고 했다. 

티켓 발권은 예매창구와 무인발권기에서 가능했는데, 무인발권기 앞 안내문을 보니 할인증빙이 필요한 예매내역이면 창구에서 발권하라고 되어있었다.

나는 창극 발권이 처음이라 바로 창구로 ㄱㄱ

티켓을 발권하고, 돌아서 나오다 보니 공연을 더욱 즐겁게 보는 방법이라는 안내문이 있었다.

하지만 추임새 소개는 있는데, 언제 어떻게 넣으면 좋다는 이야기는 없어서 추임새를 소개받은 기분이었다 ㅎㅎㅎ

공연을 즐겁게 보고는 싶지만 추임새를 언제 해야 할지 몰라서 클래식공연의 브라보 선생님 같은 추임새 선생님을 만나면 대충 따라서 (얼씨) 구! (잘한)다! 정도는 하고 올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기대했는데, 입도 뻥긋 못해봄^^

추임새는 판소리와 조금 더 친해지면 그때 도전해 봐야 할 듯ㅎㅎㅎ 가능... 하겠지?


 

토요일은 그래도 첫 창극 관람이라 나름 작품과 연관된 역사적 배경을 공부하고 갔다고 생각을 했는데, 내가 가진 지식으로는 노랫말과 대사에서 쓰이는 단어들이 바로바로 이해되지 않았다. 분명 무대 위 배우들이 뭐라고 말을 하는지는 들리는데, 그게 무슨 내용인지가 해석되지 않는 느낌? 그래서 궁금한 내용은 전광판의 영어자막을 보며 내용을 따라갔다.

(생각해 보니... 나.. 고전문학 어려워했어...)

 

첫 관람 후 약간의 분한 마음(?)과 알고 보면 더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에 프로그램북을 정독(a.k.a. 공부)하고 다음날인 일요일 비장한 마음으로 공연을 보러 갔더니, 전날 들어서 익숙해진 노래와 내용들에 프로그램북에서 알려준 지식들까지 더해져서 훨씬 더 편하게 내 생각도 얹어가며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연극이나 뮤지컬과는 다르게  등장인물이 아닌데 무대 옆에서 창으로 극의 전개를 이끌어가는 도창이라는 역할도 있어서 전개될 내용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으면서도 약간 KBS 사극 볼 때의 내레이션 느낌도 들어서 신선했고, 조명도 잘 써서 귀신으로 나오는 수양이 노래하는 장면에서는 파란 조명, 빨간 조명을 쏴주면서 다른 등장인물들과 다른 상태라는 걸 (그것이.. 귀신이니까) 구분하며 볼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특히, 빨간 조명받으며 노래하실 때 살짝 광기가 보여서 더 좋았음.

 

볼수록 더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작품 같아서 더 보고 싶은데, 3월 20일이면 공연이 끝나버려서 지방에 사는 나는 주말 2회 차 공연으로 만족해야 했다ㅠㅠ


여기서부터는 보허자에 대한 나의 개인적인 감상.

공연을 보고 와서 조금 더 곱씹어보니 보허자라는 작품이 현실에서 도원으로 이어지는 구조로 그려진 몽유도원도처럼 진행된 극이었던 것 같다. 현실도 그렇다고 이상세계도 아닌 허공에 머물러있던 나그네(a.k.a 안평 with 수양)가 폐허가 되어버린 본인의 집 수성궁 터에서 무심, 대어향 그리고 안견을 만나 과거를 회상하고, 본공의 요청에 따라 대자암으로 이동하며 계유정난을 떠올린 후 대자암에서 본인의 꿈이 그려진 몽유도원도를 만나 도원으로 성불하여 떠났다고 이해를 했다.

수양이 붉은 천을 가지고 나와 폐허 같은 궁을 떠돌고 있을 때 안평이 그 천을 잡고 본인 몸에 질끈 묶으며 극이 시작되는데, 그 붉은 천이 수양이 안평에게 가진 죄책감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수양이 성불하는 장면에서 안평이 수양의 붉은 천을 거둬들이는 장면이 나왔다고 생각을 했고, 그 거둬들인 붉은 천은 안평에게는 딸인 무심을 향한 미안함(죄책감)이 되어 첫 장면의 수양처럼 천을 늘어뜨리는 장면이 나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수성궁 터에서 처음 안견과 대어향과 무심을 만났을 때 절개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해친(아마도 불이 난 게 방화였다는 걸 표현한 것 같음) 대어향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모른다는 말로 화를 내기도 하고, 계유정난 전에 사건을 만들어 안견을 멀리해 보호했던 걸 봐선 극 중 안평은 본인이 아낀 주변 사람들이 본인으로 인해 희생되지 않기를 바랐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본인의 혈육인 무심은 죽음을 면한 대신 힘든 삶을 살아내야만 했기에 그에 대한 미안함이 극 중간중간 안평의 표정에서 보이는 듯했다. 

그래서 아버지의 유해를 수습하지 못해 슬퍼했던 무심에게 아버지가 어딘가에 살아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라는 농담으로 위로해주고 싶어 했던 것 같고, 그러면서도 본인의 마지막은 목숨을 구걸하는 부끄러운 모습은 아니었으니 안심하라고도 얘기해 주며 성불하여 떠나려고 했던 것 같다.

하지만 무심의 마음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던진 안평의 마지막 농담을 웃으면서 받아들이기엔 무심의 현실이 너무 무겁고 힘들었기 때문에 차라리 수양이 하라는 대로 했어야 했다며 울부짖는 장면이 나왔던 것 같다. 

그래서 '그랬어야 했을지도 모른다.'는 말 함께 가벼운 몸짓이지만 누구보다 무거워 보이는 발걸음으로 도원(허공)으로 돌아간 안평의 뒷모습이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달오름극장 시야 후기

1층 D열 08번

우선 운 좋게  예매하게 된 1층 D열 08번.

좌측블록이었지만 우측 통로와 가까워서 너무 측면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고,

앞에서 4번째 줄이라 배우분들이 무대 앞까지 내려오면 나와 눈높이가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까운 좌석이었다.

무대 오른편에서 배우분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게(특히, 무너진 서까래 같은 구조물에서 나올 때) 잘 보이는 자리였지만, 그렇다고 배우분들이 왼편에서 나오는 걸 볼 때 가려지거나 불편하지도 않아서 좋았다.

하지만 마지막 몽유도원도가 펼쳐지는 장면에서 무대 전체가 보이지 않아서 그건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쌩눈으로도 배우분들의 표정이 보일 만큼 무대와 가까웠기 때문에 거의 배우분들의 얼굴만 쫓으며 관람할 수 있었다.

보허자 커튼콜 영상캡처

마지막 커튼콜 때 1배 줌으로 찍은 영상.

실제로 보는 건 저 사진보다 훨씬 더 가깝게 느껴진다고 보면 된다. 

 

1층 H열 10번

전날보다 조금은(4열) 멀지만 그래도 중앙블록에 위치했던 H열 10번 자리.

완전 정중앙은 아니지만 그래도 무대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위치라 전날본 몽유도원도 장면을 기대하면서 앉았던 자리였다.

전날만큼 가깝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배우들의 표정도 어떤지 보여서 그렇게 멀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하지만 무대 전체가 눈에 들어와서 그런지 이 날은 배우분들의 얼굴보다는 무대 위에서의 배우분들 움직임에 더 눈길이 갔다. (그리고 내용과 가사가 조금은 익숙해서 자막을 덜 봤기 때문일 수도...ㅎㅎ)   

상황에 따라 누웠다 섰다 하는 기둥도, 위에서 꽃잎과 함께 내려온 예쁜 꽃가지도, 안평을 위해 올리는 재도 치우치지 않고 잘 보였고, 전날 잘 느끼지 못했던 무대 양 옆 천에 나타나는 조명효과들도 눈에 잘 들어와서 전체적으로 편안하게 극을 볼 수 있었다.

마지막 커튼콜 영상 캡처

이건 H열에서 찍은 커튼콜 영상 캡처.

무려 5배 줌이라 실제로 보는 시야보단 배우분들이 크게 나왔다.

이 사진정도 느낌이 배우분들 무대 앞까지 나왔을 때 D열 시야라고 생각하면 될 듯.

 

이건 D열에서 1배 줌으로 찍은 커튼콜 영상캡처.

위 사진에서와 비슷한 위치일 때를 캡처한 사진이다. 

아래쪽 움짤이 H열 시야라고 생각하면 될 듯.


 

공연 전후로 셔틀버스도 운행한다고 하니 다음에 또 재밌는 창극공연 한다 그러면 국립극장으로 찾아올 것 같음.

그때까지 한자공부를 조금 해 놓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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